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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도서] 우리는집지킴이야 (집지킴이)[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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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정보
상품번호 7489 상품상태
제조사 도서 브랜드 도서
모델명 RED024948 원산지 상세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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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4-8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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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둥이네 돌잔치 날, 무슨 일이 생겼을까?
오늘은 막둥이 돌잔치 날입니다. 첫돌을 축하하러 손님들이 올 겁니다. 온 식구가 바쁜 날이지요. 쓰윽싹싹 마당을 쓸고 아궁이에 불을 때고 갖가지 음식 만들 준비에 한창 바쁠 때, 어디선가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려옵니다. “얘들아, 오늘 막둥이네 집에 잔치가 있다나 봐!” “어디 어느 집인데?” “저기, 맨 끝 집이야.” 나무 위에 매달린 이 녀석들, 누구일까요? “뭐긴, 우린 잡귀라고 해!” 표지를 넘기고, 섬세한 연필선과 고운 먹으로 채운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긴장감은 차츰 고조됩니다. 잡귀들이 꼭 무슨 일을 벌일 것만 같죠. 첫돌까지 탈 없이 잘 자란 막둥이한테 앞으로도 건강하라고, 건강하게 잘 자라라고 잔치를 벌여 주는 날인데 나쁜 기운이 스밀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큰일이야! 막둥이네 돌잔치가 엉망이 되겠어!”라고 외치려는데, 집 곳곳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걱정 마, 우리가 있으니까!” 우리라니, 누구일까요? 막둥이네 식구 말고 집에 누가 또 있는 걸까요?

아무도 모르게 생긴 일, 누가 해결했을까?
이 그림책은 호시탐탐 막둥이네를 엿보다가 급기야 돌잔치 날, 몰래 들어온 잡귀들을 지킴이들이 하나하나 등장하여 혼쭐을 내는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막둥이네 식구들한테는 잡귀도 집지킴이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림책을 읽는 독자만 제3자의 입장에서 이 흥미진진한 광경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잡귀도 집지킴이도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지요. 귀신이 사람의 눈에 보일 리는 없으니까요. 사람들은 잡귀든 집지킴이든 신의 영역에 속해 있다고 믿었습니다. 잡귀는 집 안에 나쁜 기운을 가져다주는 나쁜 귀신이라고 믿었고요. 그럼 집지킴이는 누구일까요?
집안을 살뜰히 보살펴도 때로는 나쁜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생기기도 하고, 가뭄이 들어 농사가 잘 되지 않을 때도 있고, 생각지 못한 다툼이 있을 때도 있죠. 이럴 때 옛사람들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힘을 집에서 얻었습니다. 집 안 곳곳에 신이 함께 살고 있다고 믿고, 그 신이 집을 지켜줄 거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집안이 편안할 때는 감사의 마음으로, 집안에 걱정이 있을 때는 신을 믿고 의지하는 마음으로 신을 모셨습니다. 그리하여 여러 신들 덕분에 어려운 세월도 잘 보내고 집안이 잘 되리라고 믿었지요. 이렇게 집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믿어졌던 신들을 집지킴이라고 합니다.
막둥이네 돌잔치를 탈 없이 치르게 해줄 신이 바로 이 집지킴이지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막둥이네 식구들이 날마다 정성스레 돌보고 모셔 왔던 막둥이네 집 신들입니다. 그래서 작가는 화려한 원색으로 집지킴이를 그리고, 담담한 단색 톤으로 막둥이네 집과 식구들을 그렸습니다. 볼 수는 없지만, 함께 한다고 믿는 세상을 색으로 구별하여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잡귀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셋이나 되니, 한 녀석이 어느 한 군데서 쫓겨날 때쯤, 다른 녀석들은 호시탐탐 다른 구멍을 찾습니다. 하지만 구멍이 보이지가 않지요. 잡귀들의 말을 빌리자면, “나도 맛만 사알짝 보면 안 될까?”라는 건데, 집지킴이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장독대에 가 보면, 간장 뜨는 할머니 곁에 철륭신이 있고, 부엌에 가 보면, 쉼 없이 일하는 엄마 곁에서 조왕신이 후우후, 아궁이 불 꺼지지 말라고 입김을 불어 넣어 줍니다. 곳간에서 쌀 한 톨이나마 얻어먹으려고 했더니 구불텅구불텅 업신이 혀를 날름거리지요. 이쯤 되면 잡귀들이 살짝 불쌍해질 만한데, 어림없는 일이지요. 문전신, 철륭신, 업신, 우마신, 조왕신, 삼신, 성주신, 터주신 모두 모여 호통 치는 데야 잡귀라고 별 수 있나요. 잡귀들은 걸음아 날 살려라 줄행랑을 쳐 버리고, 그날 막둥이네 돌잔치는 아주 잘 치렀답니다. 무슨 일이 생겼었는지 아무도 모르게 말이지요.

나를 보는 거울, 집지킴이
하나하나 등장하는 집지킴이를 따라가다 보면, 집지킴이를 통해, 신을 믿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정성들여 제를 올리고 신을 모시면서 집안을 잘 살피고, 결국은 자기 스스로를 반듯하게 세우려는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보입니다. 부엌을 정갈하게 관리하고 장독을 조심스레 다루지 않으면 신들이 노여워할 것이라고 믿었으니, 그 얼마나 부지런하고 한결같이 스스로의 마음과 몸을 다스려야 했을까요? 그래서 오늘날 보기는 어렵지만, 사라져 가는 풍습으로, 옛사람들의 무지한 미신으로 얕잡아 보기에는, 지킴이 신앙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림책을 보고 난 다음, 여러분의 집을 둘러보세요. 대문으로는 온갖 이상한 이야기들이 들어오고 있지는 않나요? 창고에는 물건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지 않나요? 내 방은 깨끗한가요? 우리 스스로 돌아볼 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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